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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르 체흐 :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들축구 연재/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들 2019. 4. 24. 01:58
이름 : 페트르 체흐 (Petr Čech)
국적 : 체코
출생지 / 생년월일 : 체코(당시 체코슬로바키아) 플젠 / 1982년 5월 20일
키 : 196cm
21세기를 대표하는 최고의 수문장들과 함께 이름을 나란히 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전설적인 골키퍼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단일 시즌 역대 최다 클린시트(35경기 24클린시트),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역대 최다 클린시트(202클린시트) 등 최고의 기록을 남긴 명실상부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 그는 2018-2019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발표했다.
# 첼시에 몸 담기 전
체코(과거 체코슬로바키아, 이하 체코)의 플젠에서 태어난 페트르 체흐는 일곱 살의 나이에 스코다 플젠(현 빅토리아 플젠)에 입단했다. 당시 그의 본 포지션은 스트라이커였으며, 후에 골키퍼로 전향했다. 스코다 플젠에서 유소년 선수 생활을 보냈던 그는 실력을 인정 받아 1997년 15세 이하 국가대표팀에 발탁되었고, 2002년 2월 성인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다양한 연령별 대표팀의 골키퍼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후 1999년, 체흐는 체코 1부 리그 팀이었던 FK 흐멜 블샤니와 계약했고, 17살의 나이로 그 해 10월 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19살이 되던 해에는 2001년 1월에 체코의 명문 구단인 스파르타 프라하와 5년 6개월의 계약을 했고, 시즌이 종료된 후인 2001년 여름에 프라하로 이적했다.
체흐는 체코 자국리그에서 정말 굉장한 골키퍼였는데, 2001년 11월에는 체코의 전설적인 골키퍼 테오도르 라이만이 가진 최장기간 무실점 기록인 855분을 경신하며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그의 기록은 그 해 11월 17일 보헤미안스 1905를 상대로 실점하기 전까지 총 903분이었다. 비록 2001-2002 시즌 체코 리그의 우승컵을 들어올리지는 못했지만, 그의 활약상을 인정 받아 많은 잉글랜드 구단들과 연결되는 등 그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그는 실력을 인정 받고 체코의 21세 이하 대표팀에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며 2002년 U-21 유로에서 체코의 우승의 주역으로 당당히 섰는데, 결승전에서 있었던 프랑스와의 승부차기에서 겨우 한 골만을 실점하며 어마무시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유럽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런 그가 향한 클럽은 프랑스의 스타드 렌이었고, 이적료는 550만 유로, 계약 기간은 4년이었다. 그의 프랑스 첫 시즌은 꽤나 좋은 활약들이 이어졌고, 심지어는 PSG와의 경기에서 레퀴프가 선정한 Man Of the Match가 되는 등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갔다. 하지만 당시 스타드 렌은 리그 최하위권의 팀이었고, 간신히 강등을 면하는데 그치면서 클럽 커리어로써는 딱히 이뤄낼 수 있는게 없었다. 결국 2004년 2월, 그는 700만 파운드의 이적료와 함께 자신이 최고임을 증명하게 될 첼시와 계약을 맺게 된다. 이후 스타드 렌에서의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체코 국가대표팀에 뽑힌 그는 유로 2004로 향했고, 체코의 준결승 진출까지 최고의 활약을 뽐냈다. 그의 행보는 준결승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패하면서 끝이 났지만, 유로 2004 팀 오브 토너먼트에 뽑히는 등 활약을 인정 받았다.
# 21세기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첼시 역사상 최고의 수문장
2004년 2월에 첼시와 계약한 페트르 체흐는 시즌이 끝난 여름에 합류했다. 첼시가 처음 합류했던 2004-2005 시즌 당시 첼시의 주전 골리로 선택 받던 선수는 카를로 쿠디니치였는데, 시즌 개막 전에 쿠디니치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체흐가 첫 시즌부터 첼시의 골문을 지키게 되었다. 무리뉴 감독은 그를 신뢰했고, 체흐는 그의 신뢰에 완벽하게 보답하며 제 실력을 보여주었다. 그는 첫 선발 경기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대결에서 클린시트를 유지하며 팀의 1-0 승리의 주역이 되었고, 이후 1025분이라는 당시 프리미어 리그 최장시간 무실점 기록을 세웠다(이후 반 데 사르가 2008-2009 시즌 1311분으로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는 2004년 12월 12일 아스날의 티에리 앙리에게 골을 먹힌 이후부터 유지하던 무실점의 기록을 노리치 시티와의 경기에서 마감했었다. 이 당시 첼시는 조세 무리뉴 감독의 지휘 아래 역사상 최저 실점을 기록한 팀(15실점)으로 남아 있고, 체흐는 단일 시즌 24클린시트라는 대기록을 세우고 프리미어 리그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아직까지도 이 시즌에 세워진 첼시의 최저 실점 기록, 그리고 체흐의 최다 클린시트 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는 최고의 기록이다. 이후 이어진 2005-2006 시즌에도 첼시는 무리뉴 감독 하에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당연히 페트르 체흐는 우승의 주역 중 한 명이었고, 리그 38경기 중 34경기를 소화했으며, IFFHS가 선정한 2005년 최고의 골키퍼가 되기도 했다. 2006년 2월에는 팀과 2010년까지 재계약을 맺었고, 선수 생활 처음으로 체코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등 모두에게 인정 받는 최고의 골키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2006년 독일 월드컵. 지난 유로에서의 활약은 물론이고, 팀에서의 활약마저 최고조를 달렸던 체흐였기에 당연히 체코의 주전 수문장으로 선택 받았다. 당시 체코는 가나, 이탈리아, 미국과 함께 E조에 속했는데, 첫 경기였던 미국과의 경기를 클린 시트로 마무리하며 좋은 출발을 시작하는듯 했지만, 가나와 이탈리아에게 연패하며 아쉽게 토너먼트 진출은 실패했다. 이후 어깨 부상에 시달렸으나, 수술 후 8월에 팀으로 복귀했다.
# 끔찍했던 머리 부상, 그 후
페트르 체흐는 2006년 10월 14일, 마제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레딩과의 프리미어 리그 경기에서 끔찍한 머리 부상을 입게 된다. 경기 시작 1분여 만에 레딩의 미드필더 스티븐 헌트와 페널티 박스 내에서 충돌한 것이다. 스티븐 헌트의 오른쪽 무릎은 정확히 페트르 체흐의 머리를 맞추었고, 체흐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결국 벤치에 앉아있던 카를로 쿠디니치가 교체 출전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쿠디니치 또한 레딩 선수와의 공중볼 다툼 중에 머리를 땅에 부딪히며 실신했고, 존 테리가 임시 방편으로 골키퍼를 보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경기 후 확인된 체흐의 부상 상태는 '두개골 골절'. 축구선수를 떠나 한 사람의 인생 자체를 망칠 수도 있는 말도 안되는 최악의 부상이었다. 의사들이 후에 보고하기를, 체흐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을 뻔 했으며, 충돌로 인한 극심한 두통 속에 있었다고 밝혔다. 조세 무리뉴 감독은 스티븐 헌트를 향해 '수치스러운 인간'이라 칭했고, 경기의 심판이었던 마이크 라일리 또한 비난했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체흐는 10일이 지난 10월 24일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그가 완전히 안전한 상태로 그라운드에 나서는데는 3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2007년 1월,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복귀한 그는 캔터버리 사에서 제작한 '헤드 기어'를 착용한 채 나타났고, 이후에는 그의 심볼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체흐의 폼은 예전 같지 않았다. 복귀전에선 리버풀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패배를 경험했었다. 하지만, 그 후로 810분의 무실점 기록을 이어나가며 자신이 뛰어난 골키퍼임을 다시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 총 8개의 클린 시트를 기록했던 3월에는 그 활약상을 인정 받고, 2000년 11월 폴 로빈슨 이후로 7년 만에 골키퍼의 이달의 선수상 수상을 경험했으며, 그 해에는 팀의 FA컵 우승도 함께 했다.
그 다음 시즌인 2007-2008 시즌, 그는 11월에 있었던 샬케 04와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 경기에서 종아리 부상을 입었고, 그 다음 달에는 엉덩이 부상을 입는 등 조금은 아픈 시간들을 보내기도 했다. 후에는 발목 부상 등도 생기면서 챔피언스 리그 8강에 출전하지 못했고, 훈련 중의 부상으로 입과 턱을 꿰매는 부상을 입어 22경기 동안 자리를 비우면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그는 마침내 4월 14일, 위건과의 경기에서 복귀했고, 이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도 출전하며 다시 주전 골키펄로써의 입지를 다졌지만, 맨유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빅 이어를 드는 것에는 실패했다. 이후 유로 2008 체코 대표팀으로 합류했으나, 4년 전의 체코 팀은 온데간데 없었고 결국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아쉬운 마무리를 해야만 했다. 그 다음 시즌인 2008-2009 시즌에는 첼시에서의 100번째 경기를 무실점 5-0 대승(상대는 선덜랜드)으로 장식했었고, 이후 첼시의 구단 사상 200번째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도 선발 출장하여 무실점 승리(상대는 유벤투스)를 이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EPL의 역사를 써내려가던 최고조의 시기에 비해 여전히 별로인 폼으로 인해 조금은 불안한 모습들도 연출되었다. 하지만, 끝끝내 폼을 끌어올린 체흐는 2010년 4월 13일, 볼튼을 상대로 프리미어 리그에서의 100번째 클린 시트를 완성 했다. 이러한 기록들과 함께 2009-2010 시즌 17개의 클린 시트를 만들어낸 체흐는 그 시즌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며 재차 최고의 골키퍼 위치로 올라섰다. 그 다음 시즌인 2010-2011 시즌에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하의 첼시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등 팀 내에서의 입지도 완벽하게 굳혔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의 주역으로
그리고 대망의 2011-2012 시즌. 그는 2011년 체코 최고의 축구 선수상을 5회째 수상했고, 골키퍼로써도, 축구 선수 그 자체로써도 인정을 받는 위치에 있었다. 페트르 체흐는 이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꾸준히 엄청난 선방을 보여주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특히 결승전에서의 임팩트는 실로 대단했다. 첼시의 결승전 상대는 독일의 명문 클럽 바이에른 뮌헨이었는데, 연장전에서 있었던 아르옌 로번의 패널티킥을 선방해낸 장면은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이후 승부차기에서도 두 번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첼시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에 있어 가장 큰 공헌을 한 최고의 축구 선수 중 한 명이 되었다. 그 다음 시즌인 2012-2013 시즌에는 유로파 리그 우승을 경험했는데, 벤피카와의 결승 경기에서 한 번의 패널티킥 실점을 제외하고는 필드골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첼시의 2시즌 연속 UEFA 주관 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그 다음 시즌에 있었던 바이에른 뮌헨과의 UEFA 슈퍼컵 또한 체흐의 활약상이 빛났었다. 프랭크 리베리의 중거리 슈팅에 실점을 허용하기는 했으나, 그 이전까지 말도 안되는 선방 쇼를 보여주었고, 이후 승부차기에서 아쉽게 패했다. 이후로 좋은 활약을 이어나가던 그는 2014년 1월 11일 헐 시티와의 리그 경기에서 209번째 클린 시트를 만들어내며 첼시의 또 다른 전설적인 골키퍼 피터 보네티의 클린 시트 기록을 갈아치웠다. 말 그대로 첼시의 역사를 새로 쓴 역대 최고의 골키퍼가 된 것이다. 그리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임대 가있던 티보 쿠르투아가 돌아오면서 팀 내에서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 아스날로 향한 체흐
임대에서 복귀한 티보 쿠르투아가 체흐를 대신해 첼시의 주전 골리로 자리 잡았던 2014-2015 시즌이었고, 결국 페트르 체흐는 2015년 6월 아스날로 향했다. 당시 이적료는 1000만 파운드. 아스날의 약점이라고도 할 수 있었던 골키퍼 포지션을 완벽하게 메워줄 최고의 자원이었다. 아스날로 이적 후 2015년 12월 28일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클린 시트를 기록, 총 170 클린 시트라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역사상 최다 클린 시트 기록을 세워내면서 다시 한 번 역사를 써내려갔으며, 이 시즌 총 16개의 클린 시트를 기록하며 2015-2016 시즌 골든 글러브의 주인공이 되었다. 다만, 그 다음 시즌부터는 조금씩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급격히 노쇠화를 겪으며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여준 그는 현대 축구의 트렌드에 걸맞는 '빌드업이 가능한 골키퍼'에 맞지 않는 선수였고, 좋지 못한 발밑 기술과 패스 능력 등으로 좋지 못한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2018-2019 시즌, 그가 시즌 직후 은퇴를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골키퍼를 그라운드 위에서 볼 날도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역사 속에서, 또 그의 조국인 체코의 축구 역사 속에서, 이제는 최고의 축구 클럽 중 하나로 평가 받는 첼시의 역사 속에서, 그의 이름은 영원히 기억되고도 남을 것이다.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던 절체절명의 부상 속에서도 꿋꿋이 그라운드로 돌아왔고, 영원히 팬들 가슴 속에 남아 있을 최고의 수문장이었던 페트르 체흐가 은퇴를 한다는 것에 필자 또한 조금은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의 잉글랜드 축구사에서, 그를 뛰어넘고 그보다 뛰어남을 증명할 수 있는 골키퍼가 나올 수 있을까?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들 '페트르 체흐'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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